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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26.05(1)

  1. 성취감

    회사에서 바이브코딩 공모전이 열렸다. 약 2주간 진행되었는데, 개발자와 비개발자, 주니어와 시니어, 리더와 실장까지 직급에 관계없이 1인당 한 개씩 서비스를 만들어 제출하는 미션이었다.

    기술적인 부분에는 늘 관심이 많았던 터라 구현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정작 아이디에이션 단계가 만만치 않았다. 현재 회사 도메인인 '문서'를 꼭 엮어보고 싶었고, 여러 고민 끝에 '나'라는 페르소나를 가진 캐릭터를 키우는 개인화 AI 문서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연휴가 끝난 뒤 순위가 발표되었고, 운 좋게 10등 안에 들어 심사위원 앞에서 간단한 PT로 서비스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최종 결과는 2등이었다.

    회사의 모든 직원이 한 명씩 서비스를 제출한 자리였기에 순위 안에 들 거라곤 사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여서 그런지 기쁨이 더 크게 다가왔다.

    다만 결과 발표가 끝나고 수상자 명단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자니,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 공모전의 본래 취지가 비개발 직군의 AI 활용 능력을 키우는 데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작 상위 10명 중 9명이 개발자이고 비개발자는 단 1명뿐이었다는 사실이다. 아직은 비개발 직군이 AI를 실무에 녹여내기까지 진입 장벽이 적지 않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내가 앞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다.

2026.04(2)

  1. 뿌듯함

    최근에 팀에서 혼자 작은 도구 하나를 만들었다.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주말에 책상 앞에 앉아 rulesskills를 관리하는 MCP 하나를 만들어본 것이 전부였다. 누가 시킨 것도, 봐달라고 만든 것도 아니었다. 그저 팀 안에서 여기저기 흩어진 채 난잡하게 관리되고 있는 rules와 skills를 보며, 이걸 한곳에 정돈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 하나뿐이었다.

    주말이 지나고 나는 직접 만든 결과물을 들고 팀장님을 찾아갔다. 우리 팀에 왜 이게 필요한지, 더 나아가 회사 차원에서도 충분히 도입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하나하나 설명드리며 설득했다. 다행히 그 마음이 닿았는지, 스프린트가 끝나고 잠시 숨을 고르는 텀 기간, 팀장님은 나에게 약간의 시간을 내어주었다. 그 시간 동안 도구는 조금씩 모양을 갖춰갔다. CLI로 skill을 설치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붙었고, 마침 사내에 보안 이슈가 잦아지면서 skill을 안전하게 관리할 필요가 커졌다. 그렇게 처음의 작은 MCP는 skill marketplace라는 형태로 자라났다.

    내가 이것을 만든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결국 한 가지로 모인다.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담장을 낮추고 싶었다. AI를 자연스럽게 다루는 사람과 아직 그렇지 못한 사람, 개발자와 비개발자. 그 사이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히고 싶었다.

    오늘 드디어 실 인원 앞에서 발표했다. 반응은 따뜻했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의미 있는 피드백을 남겨주셨다. 혼자 시작한 일이 누군가의 손을 거쳐 다시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받은 피드백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더 나은 모습으로 다듬어 나가야겠다.

  2. 반가움

    경력이 어느덧 3년 6개월 정도 되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누군가의 사수가 되었다. 예전부터 좋은 리더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여러 리더분들의 인상 깊은 글들을 챙겨 읽어왔는데, 막상 내가 누군가에게 비록 작더라도 한 명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내가 그 친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지는 하루다.